2015년 3월 23일 월요일

리그오브레전드 새소식 개발자 노트 - 2014 시즌의 특별한 게임 모드

개발자 노트 - 2014 시즌의 특별한 게임 모드

소환사 여러분,

2014년 한 해 동안, 정의의 전장에선 일곱 가지 특별한 게임 모드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여러 새로운 게임 모드를 개발하는 과정은 저희에겐 모드마다 다른 과제를 새롭게 해결해가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는데요, 소환사 여러분도 특별한 게임 모드를 플레이하며 저희만큼 즐거우셨기를 바라 봅니다.
이번 기회에 2014년에 공개된 특별한 게임 모드를 되짚어 보면서 저희가 그 동안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게임 기획에 있어 여러 가지 의사 결정을 어떤 이유로 내렸는지 살펴볼 텐데요,
그 전에 잠깐 다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특별한 게임 모드의 성패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평가 기준은 특별한 게임 모드가 진화해 나가면서 저희도 계속해서 다시 정의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이전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다음에는 더 멋진 게임 모드를 개발하길 원합니다.
그런데 이때 단순히‘가장 많이 플레이된 모드’를 기준으로 예전 모드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가장 많이 플레이되었다’는 말 자체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최대 동시 접속자 수 기준일 수도 있고, 플레이 시간 기준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특별한 게임 모드는
각자 독특한 재미가 있어야 하며 다른 특별한 게임 모드나 정식 서비스 모드와 겹치면 좋지 않습니다.
이전 개발자 노트에서 다뤘던 것처럼 특별한 게임 모드를 개발할 때 적용하는 게임 기획상의 공식도 있지만, 저희 목표는 소환사 여러분께서 좋아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을 플레이할 수 있는 더 새롭고 재미있는 방법을 제공해 드리는 것입니다. 일단 게임을 정말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거죠.

그리고 한편으론 특별한 게임 모드에 관련해 플레이어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지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멋지고 근사한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때 재미를 어떻게 잴 수 있을까요?
스트리밍 방송, 동영상, 만화, 팬아트 등의 재미를 어떻게 잴 수 있을까요?

가끔은 소환사의 협곡에서도 활용되는 기술(팀 전투나 스킬 적중률)을 연습하는 모드도 좋겠지만,
그게 특별한 게임 모드의 핵심이 되어야 할까요? 게임 모드가 하나 서비스되는 그 짧은 기간에 여러 ‘전략’의 흥망성쇠가 벌어지는 모습이 저희에겐 매우 흥미롭다고 이전 개발자 노트에서 말씀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가 어떤 모드를 내든 소환사 여러분께선 멋진 아이디어와 전략적인 상상력을 발휘해서 모드에 딱 맞는 최강의 조합이나 챔피언을 언제나 놀라울 정도로 딱 찾아내 주셨죠. 어떤 모드에서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챔피언이 급부상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챔피언 선택의 다양성을 넓혀주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이긴 하지만, 이것이 특별한 게임 모드의 성공을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라고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게임 모드 하나를 개발할 때와 평가할 때, 저희는 지금까지 말씀드린 모든 사항뿐만 아니라
정말 여러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왜 특별한 게임 모드는 일정 기간 동안만 서비스되나요?
특별한 게임 모드는 최초 기획 단계부터 단기간에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를 할 여지가 생기고,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다음
서비스 전에 더 개선하는 작업도 가능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 모드를
만들어야 했다면 초토화 봇, U.R.F., 전설의 포로 왕, 초월 모드 같은 시도는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게임 기획상의 핵심 문제도 특별한 게임 모드가 장기적인 플레이 경험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한 게임 모드는 얼마 후면 사라진다는 것을 모두가 아는 상태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기획됩니다. 말씀 드렸듯, 각 게임 모드를 최대한 독특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색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여지는 상시 서비스를 전제로 개발한다면 더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아래에서
곧 살펴보겠지만, 밸런스 조정과 유지 보수에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도 특별한 게임 모드 서비스
과정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작년에 공개된 게임 모드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헥사 킬
  이전과는 궤를 좀 달리하는 특별한 게임 모드로 2014년을
  시작했습니다. 당시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도를 하려고
  했는데요, 그 결과 처음 선보인 헥사 킬은 양 팀에 플레이어가
  한 명씩 추가된 것 외에는 기존 ‘소환사의 협곡 메타(*)’에 가장
  가까운 게임 모드가 되었습니다. 소환사의 협곡의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챔피언을 플레이하는 방법, 맵 메타에 적응하는
  방법에 변화를 줘 보려고 했습니다.


Ultra Rapid Fire (U. R. F.)
  원래 만우절 농담으로 딱 하루만 서비스할 예정이었지만,
  소환사 여러분의 폭발적인 호응에 놀랐던 모드입니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소환사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 덕분에 서비스
  기간을 (두 번이나) 연장하게 되었죠. 사실 평소보다 훨씬 더 화려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모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또한, 저희는 U.R.F. 모드를 서비스하며 새로운 게임 모드의 신선함이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변화하는지, 장기적인 유지에는 어떤 노력이 드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별한 게임 모드는 짧은 시간이 지나면 그 인기가 급격하게 식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U.R.F.의 경우 (기억하지 못하는 분도 많지만) 특별한 게임 모드는 공개 후에 변경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고 밸런스 조정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을 지나치게 망가뜨리는 플레이가 유행해 모드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었죠. 하지만 게임 모드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변경에도
불구하고 U.R.F. 모드도 시간이 지나자 참여도가 감소하고 식상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다른 모드와
마찬가지로 말이죠. 물론 다른 모드는 열기가 식기 전에 이런 호응이 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애초부터 어마어마한 난장판을 만들어보자고 기획된 모드인 만큼 그 인기가 두 배나 더 뜨겁게 타오르고,
두 배로 빨리 식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았죠!


단일 챔피언: 미러 모드
  원래 단일 챔피언 모드는 저희가 2013년에 개발해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특별한 게임 모드입니다. 사실 이 모드가 처음 공개되기도
  전에 능력 있는 일부 플레이어들이 클라이언트를 개조해서 칼바람
  나락에서 자체제작 단일 챔피언 게임을 즐기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소환사의 협곡에서 단일 챔피언 모드를 선보인 후, 많은
  소환사 여러분께서 이 모드를 칼바람 나락으로 옮겨서 이전 자체제작
  모드의 재미를 다시 즐길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을 주셨기 때문에,
저희는 단일 챔피언 모드를 되살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결국 단일 챔피언: 미러 모드는 소환사의 협곡에 있는 여러 전략적 선택지가 사라진 게임 모드로
탄생했습니다. 칼바람 나락에선 ‘전진’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게다가 양 팀의 챔피언까지 모두 동일하게 만들어서, 양 팀 챔피언의 스킬 구성이 다른 데서 발생하는
세세한 게임 플레이도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 게임 모드에 대한 플레이어 참여율이 말해주듯
최고의 게임 모드는 아니었지만, 저희에겐 좋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또한, 예전에 서비스했던 게임 모드를 부활시키려면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도 배웠습니다.
게임 모드를 다시 서비스하려면 기존 게임 모드에서 개선하거나 추가하는 사항뿐만 아니라
이 모드가 최신 패치상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에 대한 품질 검증(QA) 작업이 필요합니다.

원래 단일 챔피언 모드를 개발할 때는 이 게임 모드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도록 80여 명의 챔피언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변경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이를 단일 챔피언: 미러 모드로 부활시키려 했을 때는, 첫 공개 당시와 비교해 35명의 챔피언이 업데이트나 개선 작업 등으로 변경됐으며, 전혀 다른 여러 신규 챔피언도 출시된
뒤여서 또 한번 챔피언들을 변경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게임 모드를 상시 서비스하게 된다면
새로운 게임 모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역량이 기존 게임 모드를 유지보수 하는 데 드는 역량 때문에
영향을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물론 언제나 맵을 변경해야 하는 건 아니죠. 버그를 고치고 기존 모드를 다듬는 것만으로도 저희가
의도했던 경험을 선사해드릴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U.R.F.라면 아홉 챔피언을 비활성화하지 않고
플레이할 수 있다면 훨씬 낫겠죠. 결국 모든 건 어떤 모드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초토화 봇
  ‘말도 안 되게 어려운’ AI 대전 모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꽤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래서 AI 팀에서중급 봇을 업데이트할 때
  흥미로운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죠. 초토화 봇
  모드는 저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PvE (Player versus
  Environment) 모드였고 개발 과정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모드에 비해 개발할 콘텐츠가 정말 많았습니다.
  (도중에 폐기된 것들을 제외하고도) 총 15가지 초토화 봇들의 스킬 구성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개발했죠. 그만큼 파멸의 럭스의 궁극기를 처음 보거나, 파멸의 말자하 또는
파멸의 갈리오에게 1:1로 도전하는 플레이어 여러분의 반응을 지켜보며 정말 보람이 컸던 모드였습니다.
여담이지만, 5단계에서 가장 승률이 높았던 건 파멸의 아무무였습니다. 눈물이 정말 짰죠.

초월
  초월 모드의 개발 목표는 슈리마 이벤트를 홍보하고
  ‘권력은 부패한다’와 같은 배경 스토리의 주제에 게임 플레이를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정신 없는 팀 데스 매치 형식의
  게임 모드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며, 제대로 된 버전을 만들기까지
  정말 괴상한 테스트 버전을 많이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신의
실력을 시각적으로 드러낼 방법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환사 여러분의 의견에 따라 완전 초월 아이콘이라는 실험적인 시도도 있었고요. (완전 초월 아이콘을 획득하셨다면 자랑할 만합니다.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전체에서 가장 희귀한 소환사 아이콘 중 하나거든요.)

초월 모드 개발에 대해서는 예전에 개발자 블로그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헥사 킬: 뒤틀린 숲
  저희는 최초 공개 당시의 호응에 힘입어 헥사 킬 모드를 다시 서비스
  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일 챔피언: 미러 모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전에 서비스했던 게임 모드를 그대로 똑같이
  다시 공개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기존 맵, 기존 메타의
  전략과 플레이 방식을 완전히 뒤흔들어 보겠다는 헥사 킬 모드의 기획
  의도를 훨씬 강조하기로 했죠. 그 결과 헥사 킬 모드를 뒤틀린 숲으로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게임 모드를 다시 서비스하기 전에 개선하는 방안의 좋은 예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서비스하기 전에 개선하는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모드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소환사 여러분의 의견이 크게 작용합니다. 헥사 킬의 경우 기본 기획
의도를 과장하고자 했습니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플레이하는 헥사 킬은 5명이 6명으로 늘어난 것뿐이라
기존 게임과 극적으로 다른 느낌을 주진 않았죠. 하지만 뒤틀린 숲이라면 플레이 인원이 두 배로 늘어나는
만큼 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설의 포로 왕
  걱정 마세요!
  포로 왕은 언제나 여러분의 마음 속에 살아있으니까요…!
  전설의 포로 왕 게임 모드는 칼바람 나락에서 전투가 어떻게
  벌어지는지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려는 시도였습니다.
  덤으로 위풍당당하면서도 귀여움 넘치는 포로 왕을 여러분
  앞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죠.

이전까지 인기 없던 챔피언들이 모두 전장에서 활약할 수 있게 해준 포로 던지기 소환사 주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원하는 챔피언을 마음대로 골라도 포로 던지기로 교전 거리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통적인 칼바람 나락 ‘강캐’들의 힘을 좀 누그러뜨릴 수 있었죠.
챔피언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도 멋진 플레이가 많이 나왔던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모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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